후기

심리극 1급 전문가 과정을 마치며4

  • 관리자
  • 2026-07-27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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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극 전문가 과정을 시작할 때에는 심리극을 주로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도록 돕는 치료적 방법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이론을 배우고 직접 주인공, 보조자아, 집단원, 그리고 디렉터의 역할을 경험하면서 심리극은 단순히 특정한 기법을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실제 장면이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경험되면서 말로 설명할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욕구가 드러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이 처음 가지고 나온 문제가 극이 진행됨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확장되는 순간들이었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 안에서 여전히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완벽하게 살아야 한다는 현재의 부담을 따라가다가 과거의 무기력함과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만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람의 마음은 하나의 원인이나 감정으로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감정조차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또한, 이번 과정에서는 직접 무대 위에서 역할을 맡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경험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머리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그 사람의 자리에 서서 말하고 행동해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경험이었다. 역할을 바꾸고, 현실에서 하지 못했던 말을 표현하며,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었던 장면을 무대에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심리극이 갖는 행위의 의미를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내담자를 만날 때에도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만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 사람이 자신의 삶과 관계 속에서 실제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더욱 입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전문가 과정을 거치면서 심리극을 잘 진행한다는 것이 화려한 기법을 많이 사용하거나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안전하게 꺼낼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고, 그 사람이 스스로 움직이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집단이 함께 그 경험을 지지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 역시 중요한 디렉팅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과정은 심리극의 이론과 기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를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아직 실제 무대에서 순간의 역동을 읽고 이를 적절한 행위로 연결하는 데에는 더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장면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주인공과 집단에서 일어나는 것을 충분히 보고 듣고, 그 안에서 필요한 순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디렉터의 중요한 역할임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심리극에 참여하며 주인공과 보조자아, 디렉터 각각의 위치에서 경험을 축적하고 싶다. 특히 기법 자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떠한 순간에 왜 그 기법과 장면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디렉터로 성장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선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 디렉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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